무기력하게 하루 하루를 소모적으로 살아가는 여대생 하루(미츠시마 히카리 분). 남자친구(나츠오카 타스쿠 분)와는 지루하게 육체적인 관계만을 지속하고 있을 뿐이다. 어느 날 카페에서 말을 걸어오는 리코(나카무라 에리코 분). 그녀는 몸의 일부가 없는 사람을 위해 의수를 만드는 기술자다. 남자든 여자든 관계없이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리코에게 하루는 주저하면서도 끌린다. 하루를 생각한 나머지 속박하려고 하는 리코,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끊지 못하는 하루. 둘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 망설이면서도 자신에게 없는 '파편'을 상대방에게서 발견해간다. 이 영화로 데뷔한 안도 모모코 감독은 물론, 원작만화의 저자 사쿠라자와 에리카 역시 여성이다. 영화는 분명 자유롭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시선에 사로잡혀 어느 새 자신의 육체와 정신 속에 갇혀있는 현대 여성들의 속내를 날카롭게 묘사하고 있다. 속박에서 벗어나 자신을 해방시켜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어딘가 통쾌하기까지 하다. 특별히 극적인 전개나 사회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도 두 사람의 내면에 다가간 묘사 방식 또한 현대 일본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